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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ESG 이전의 지속가능경영 개념과의 차이점

 

🌍 지속가능경영의 초기 개념: CSR과 윤리경영의 등장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 개념은 존재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CSR은 기업이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20세기 중반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다. CSR은 기업이 법적 의무를 넘어선 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지역사회 기여, 자선활동, 친환경 경영 등이 주요 실천 항목으로 포함되었다. 1970년대 이후 CSR 개념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기부 활동을 늘리고, 직원 복지와 노동 환경 개선에 투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CSR은 대체로 ‘선택적’이고 ‘자발적’인 성격이 강했으며,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와 평판 관리를 위해 수행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또한 1980~1990년대에는 윤리경영(Ethical Management) 개념이 부각되었는데, 이는 기업이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윤리적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1990년대 초반, 미국 엔론(Enron) 사태와 같은 대규모 회계 부정 사건이 발생하면서 투명한 지배구조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는 ESG 개념이 등장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 CSR과 ESG의 차이: 기업 책임의 범위와 평가 방식

CSR과 ESG는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지만, 그 접근 방식과 평가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CSR은 대체로 기업의 ‘도덕적 의무’로 간주되며, 기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지역 사회 기부나 친환경 캠페인은 CSR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이는 기업이 스스로 판단하여 수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보다는 부가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ESG는 보다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기준을 제시하며,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ESG는 단순히 기업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경영 전략의 필수 요소로 삼도록 요구한다. 특히, ESG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재무적 성과와도 직결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또한 CSR이 대체로 개별 기업의 선택적 활동으로 운영되는 반면, ESG는 규제와 평가 체계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현재 ESG는 지속가능한 금융과 연결되어 있으며, 기업이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등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한다. 즉, CSR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도덕적 접근’이었다면, ESG는 ‘투자자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 지속가능경영과 ESG: 환경 및 사회적 요소의 변화

CSR과 윤리경영이 기업의 자발적인 책임 수행을 강조했다면,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세 가지 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특히 환경(Environment) 요소는 ESG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과거 CSR에서는 단순히 친환경 캠페인이나 기부 활동 정도로 인식되었던 반면, ESG에서는 탄소 배출 저감, 재생에너지 사용, 순환 경제 구축 등 실질적인 환경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Social) 측면에서도 CSR은 대체로 기업이 사회적 활동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ESG는 공급망 관리, 노동 인권 보호,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 등 보다 구조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지, 협력업체와의 관계가 공정한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지배구조(Governance) 역시 ESG의 중요한 차별점이다. 기존의 CSR과 윤리경영에서는 기업이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정도로 평가되었지만, ESG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경영진의 윤리적 책임, 투명한 재무 보고 체계 등이 핵심 평가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법을 준수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 ESG가 글로벌 표준이 된 이유: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의 변화

ESG가 기존 지속가능경영 개념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의 변화’에 있다. CSR이나 윤리경영이 주로 기업의 자발적 활동으로 간주되었던 반면, ESG는 투자자들의 요구와 직결되어 있다.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ESG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었으며, 블랙록(BlackRock), 뱅가드(Vanguard)와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SG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유럽연합(EU),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주요 규제 기관들은 ESG 공시를 의무화하면서, 기업들이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금융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해관계자의 기대치도 변화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만을 평가했다면, 이제는 기업의 ESG 성과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다. 밀레니얼 및 Z세대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브랜드를 선호하며, 기업이 ESG 원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불매 운동과 같은 사회적 반응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ESG는 단순한 경영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 되었다. 기존의 CSR이나 윤리경영이 기업의 ‘선택’이었다면, ESG는 금융 시장과 규제 기관, 소비자들에 의해 ‘필수’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ESG는 CSR과 윤리경영의 개념을 발전시켜, 보다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확립했다. 앞으로 ESG는 더욱 정교한 평가 기준과 규제를 기반으로,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